👀UNDER THE SKIN🫆

  자유란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일까? 우리는 원하는 곳으로 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신분과 국적, 그리고 자본에 의해 결정된다면 그것을 과연 진정한 자유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영화 <피부를 판 남자>는 자유를 꿈꾸던 한 남자가 자신의 몸을 거래하며 마주한 현실을 통해, 자유의 본질을 되묻는다.
 

  샘 알리는 시리아 출신의 청년이다. 그는 연인 아미라와 함께하고 싶지만, 그의 조국은 내전으로 붕괴되고 있으며, 자유롭게 떠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기차에서 ‘혁명’과 ‘자유’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될 정도로 그의 세계에서 자유란 허상에 가깝다. 가까스로 탈출한 그는 난민이 되지만, 난민에게 자유란 더욱 멀어진다. 법적 신분이 없으면 국경을 넘을 수도, 원하는 삶을 살 수도 없다.
 

  그러던 중 그는 한 예술가의 제안을 받는다. 자신의 피부를 캔버스로 제공하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비자를 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등에 새겨진 것은 다름 아닌 ‘솅겐 비자’. 인간으로서는 자유를 얻을 수 없었지만, 예술 작품이 되자마자 그는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인간이 아니라 ‘작품’으로 존재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이 역설적인 상황은 우리가 믿어온 자유와 인간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유럽으로 간 샘은 진짜 자유를 얻지 못했다. 그는 벨기에의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작품’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의 등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 있지만, 철저히 ‘소유된’ 존재였다. 한때 그는 자신을 변호하며 “내 몸을 팔든, 엉덩이를 팔든, 내 자유”라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스스로가 더 이상 개인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 가치를 논할 뿐, 그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않는다. 자유를 얻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팔았지만, 결국 그는 더 단단한 감옥에 갇혀버린 것이다.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고 착취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신분과 국적, 그리고 계급이 자유의 범위를 결정짓는 세계에서, 돈과 권력이 없는 자들은 보이지 않는 벽에 갇힌다. 그리고 그 벽을 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팔면 더 이상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한다. 샘은 국경을 넘었지만, 그의 삶은 여전히 타인의 손에 의해 결정되고 있었다. 이는 단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늘날 노동 시장에서, 난민 정책에서, 심지어 우리가 소비하는 예술과 문화에서도, 인간의 가치는 종종 상품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지니 말이다.

  결국 영화는 그가 처한 현실을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자유와 인간의 가치가 과연 진정한 것인지 끝없이 되묻는다. 우리는 자유를 얻기 위해 어디까지 내어줄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얻는 자유는 과연 우리의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허락한 것에 불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