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

  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관계는 무엇일까. 연인? 친구? 동료? 우리를 둘러싼 주변은 수많은 관계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난 그 관계들 속 그 어떤 관계도 모녀보다 복잡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와 딸이란 어떤 관계일까. 피가 섞여 단단하게 엮여있고 이해하지 못하지만 또 어떤날은 사무치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가족이라고 칭하기엔 아주 깊은 곳에 응어리가 지는 관계. 과연 이런 사이를 어떻게 정확히 정리할 수 있을까. 영화 <경아의 딸>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모녀들이 조금씩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세상에서 가장 밉지만 그래서 더 이상하게 애틋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경아는 자신의 무엇보다 소중한 딸 연수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는 여성이다. 경아는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딸 연수가 그런 남자를 만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하지만 그런 경아의 걱정되는 마음이 도가 지나쳤던 걸까, 연수는 경아의 태도에 싫증을 느낀다. 그렇게 경아는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엄마에 대한 반항심으로 남자친구를 사귄다. 처음엔 마냥 행복할 줄 알았던 연애는 점점 집착과 폭력으로 번져갔고 경아의 헤어지자는 통보는 남자친구의 성관계 영상 유포로 돌아온다. 그렇게 자신과 비슷한 운명을 살게된 딸을 본 엄마는 분하고 슬픈 마음에 딸에게 화를 내고 결국 그 둘의 관계는 범잡을 수 없이 구겨져 간다. 과연 이 둘은 어떻게 둘 앞에 닥친 시련을 이겨낼까.
 

  우린 모두 누군가의 딸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엄마와 딸의 관계는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밉고 미움이라고 말하기엔 애틋한 관계를 맺는다. 그래서일까 엄마는 딸이 자길 닮지 않길 바라며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딸과 엄마는 알 수 없는 무언가로 묶여있은 관계, 결국 딸은 엄마를 닮아간다. 서로 원하지 않아도 아주 깊은 부분이 닮아있다. 경아 역시 연수가 자신과 닮는 것을 경계했지만 결국 경아와 연수는 닮아있다. 이건 단단한 족쇄 같을 때도 있지만 걸국은 삶을 살아가는 기둥이 되기도 한다. 모녀는 서로 미워하며 또 사랑하고 그렇게 서로의 힘이 되어 준다. 세상이 차갑게 그들을 버려도 그 둘만은 서로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서로의 인생의 단단한 뿌리가 되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게 만들 것이다.

노아 바움백 | 2019 | 135'

  모든걸 통제받는 삶은 어떨까. 집 밖에 나가는 것도, 무언갈 보는 것도, 심지어는 가글을 삼키는 것까지 나의 모든 게 남에 의해 조종되듯 살아간다면 과연 삶의 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영화 송곳니는 모든 걸 통제하는 괴이한 가족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균열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