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관찰일지📝

팀 버튼 | 1996 | 106'

   흔히들 진보한 문명은 야만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팀버튼은 영화 화성침공을 통해 이 생각에 대한 발칙한 반론을 제시한다. 

   한물간 SF 드라마의 배우들. 드라마 속에서는 우주를 구하는 우주선의 함장과 승무원이지만 현실은 할 일 없는 배우일 뿐이다. 어느 날 주연배우 제이슨은 팬 사인회 도중 특이한 분장의 팬들을 만난다. 그들을 따라간 곳에는 웬 촬영 세트장이 있다. 세트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우주선이었다. 제이슨이 출연한 드라마를 다큐멘터리로 오해한 외계인들이 악당 세리스에 맞서기 위해 제이슨과 동료들을 부른 것이다. 우주선에서 편하게 놀고먹을 생각이던 제이슨은 동료 배우들도 우주선으로 부른다. 그러나 악당 세리스의 공격이 계속되고 제이슨과 동료들, 그들을 부른 외계인들 모두 위험에 빠진다. 제이슨과 동료들은 세리스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스타트랙>의 패러디로 제작되었다. 제이슨을 비롯한 주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스타트랙>을, 드라마의 팬들은 <스타트랙>의 팬덤 ‘트래키’를 의미한다. <스타트랙>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다양한 기행을 자랑하는 ‘트래키’는 열성적인 팬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러나 한편, 영화 속에서 위기에 빠진 제이슨 일당을 돕는 것은 드라마 설정에 대해 탐구하는 과몰입 덕후 브랜든이었다. 세상에 이해받지 못하던 그가 영웅이 되는 모습을 보면 이 영화는 ‘덕후의 힘’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듯도 한 외계인들,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유머, 어딘가 어설픈 과학적 설정과 소품들. 영화는 미워할 수 없는 코믹 SF의 조건을 적절하게 갖추고 있다. 무엇인가를 ‘덕질’해본 적 있다면 어느새 애틋한 마음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덕후들과 함께 제이슨 일행의 모험에 빠져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