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수많은 ‘너‘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너, 원망스러운 너, 어색한 너, 부러운 너.
어느 여름 날, 영화 속 세미의 ‘너’는 잠시동안 한 사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수학 여행을 하루 앞둔 날, 텅 빈 교실에서 세미는 이상한 꿈을 꿉니다. 단지 꿈일 뿐이었지만 그날따라 기분이 이상했던 세미. 곧장 단짝 친구 하은을 찾아 떠납니다. 하은이에게 세미는 꿈자리가 이상하다며 수학여행에 가지 말라 애원하지만, 세미의 마음을 모르는 듯 둘은 자꾸만 엇갈립니다. 세미는 가장 가깝고도 소중한 사람이던 하은이가 갈수록 낯설게 느껴져 질투와 치기 어린 여름날을 보내게 됩니다.
배우로써 입지를 다진 바 있는 조현철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너와 나>는 사랑과 우정의 경계가 모호했던 두 소녀를 보여주며 누구나 한 번쯤 겪었던 풋사랑의 치기와 고민, 아픔을 떠올리게 합니다.
동시에 <너와 나>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영화이기도 한데요, 제주도로 떠난다는 수학여행, 버스에서 나지막이 들리는 수색 중이라는 뉴스, 바다 앞에서 죽은 듯 엎드려 있는 세미와 하은이의 모습과, 장례식장에서의 작별 인사. 영화 속 학생들의 티없이 맑은 미소는 상실의 아픔을 더욱 파고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