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개를 달아줘요 ☁️
첫 번째

캐럴 발라드 | 1996 | 107’

화요일 2시

  〈Up〉 속의 날아오르는 집은 단순한 환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느끼던 삶에게 다시 한 번의 날갯짓을 허락하는 순간의 상징으로 작동한다. 노년의 남성이 사랑, 약속, 상실을 순차적으로 겪어오며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마음을 다시 펴는 과정은, 갓 날갯짓을 배우는 새 생명의 여정과도 같다.
  특히 평생을 약속했던 상대와의 시간을 회상하는 장면은 말보다 침묵, 몸짓, 그리고 감각으로 그의 마음을 보여준다. 결국 그의 여정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보다는, 잊어버렸던 꿈의 조각을 쥐고 다시금 움직이려는 날갯짓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뜻밖의 동행은 그에게 홀로는 닿을 수 없던 곳까지 건너가게 하는 또 하나의 날개가 된다. 외로움과 상실에 무거워졌던 그의 몸은 타인의 온기 속에서 조금씩 가벼워지고, 그는 완전히 고립되었다고 믿었던 마음의 영역에 새로운 바람이 스미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Up〉는 상실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상실을 겪은 이들이 날개를 되찾는 순간은 언제 찾아오는지에 대해 섬세하게 탐색한다. 추억으로 남겨둔 공간과 물건들은 그를 붙드는 동시에 그를 가두지만, 영화는 그 모든 것을 놓아주는 순간에 오히려 비상(飛上)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사실을 전달한다.
  결국 〈Up〉은 우리에게 아주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말해준다. 누구나,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고.

글쓴이 홍로

P.J. 호건 | 2003 | 105’

수요일 5시

“날 수 있잖아! (You can fly!)”
  웬디가 피터팬을 만나는 장면에서 처음 보이는 반응은 필연적으로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인 자신과 달리 자유롭게 허공을 누비는 그의 능력에 대한 놀라움이다. 그 신비한 능력에 이미 매료된 웬디는 피터팬에게 하늘을 나는 방법을 배워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로 떠난다. 여기에서 그러한 환상의 세계로 진입하는 방법은 비행임이 여실히 드러나는데, 이 비행의 비밀은 다름이 아니라 불안과 불행, 걱정과 같은 현실과의 연결을 끊고 행복감에 몰두하는 데 있다. 때문에 요정가루의 도움 없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오직 아이들 뿐이다. 그들의 날개는 젊음과 순수로 만들어진다.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선 소녀 웬디는 그렇게 피터팬을 따라 영원한 아이들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웬디는 언제까지나 그곳에 머물 수 없다. 모든 아이들은 자라 어른이 되어야 하고, 그 역시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피터팬 이야기를 구성하는 또 다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웬디다. 성장을 유예하고 떠나온 소녀는 모험을 끝내면 필연적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 지점에서 언제까지나 사랑스럽고 기쁨만 가득할 것 같던 영화에 애수의 정동이 생겨난다. 웬디를 비롯한 다른 모든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야 하고, 때문에 유일하게 자라지 않는 아이인 피터팬은 네버랜드에 홀로 남는다. 영원히 회귀할 수 없을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자라나는 자의 비애와, 영원히 자라지 않아서 홀로 그 자리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자의 비애가 엇갈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아동을 주 관객으로하는 판타지 영화 답지않게 쓸쓸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여전히 이야기의 힘이 있기에 우리는 위안과 위로를 얻는다.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우리 안에는 어린 날의 꿈이 남아 있을 것이고, 그것을 통해 피터팬은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준 어린 시절의 수많은 이야기들. 요정 가루 대신 그것을 날개 삼아 영화 <피터팬>을 통해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모이는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휴대-영화>의 눙입니다. 🥸

  금주의 기획은 <날개를 달아줘요>! 어떤 형태로든, 영화에 등장하는 ‘비행’을 주제로 한 기획인데요~ 이번 기획은... 부끄럽지만 저의 기획이랍니다. 👍

  여러분은 여행을 갈 때, 여행지보다도 비행기 안에서 가슴이 더 설레었던 경험 있으신가요? 비행기가 빨리 나아가기 시작할 때 참을 수 없는 웃음이 난 적은 없으신가요! 저는 아무래도… 아주 많았는데요. ㅎㅎ 비행기를 너무 좋아해서, 오죽하면 수험생 시절에 매 토요일마다 을왕리 하늘 공원에서 비행기 착륙하는 모습만 몇십 분이고 보고 있었답니다. 🤭

  여하튼, 이번 기획은 이런 비행기를 더더더... 좋아하는 마음에서 만들게 되었는데요! ☺️ 단순히 비행 그대로의 의미뿐 아니라, 알을 깨고 나온다는 어떤 비유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은유로 사용되는 비행의 의미를 함께 생각하며 즐겨 주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사

  시험 기간이 코앞이지만, 시간 되시면 시네마떼끄에 방문해서 비행을 즐겨 보아요…. 🥹🪽

  주말 동안에는, 최근 화제인 두 영화! 바로 <위키드>와 <국보>를 보았는데요~ 조조로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웬일로 사람이 적은 상영관에서 오랜만에 보게 되어서 또 색다른 기분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저는..., 사람이 적으면 좋지만, 오히려 저 자신이 소음과 빛공해의 주범이 될까 봐 피하고 싶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위키드>..., 원작 뮤지컬을 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첫 작품보다는 노래의 감동이 덜하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결말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국보>도, 아쉽다고 느낀 부분이 있기도 하였지만 그 가부키 자체는 정말 그대로 잘 옮겼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 눈이 즐겁게 봤던 것 같습니다. 감독이 좋아한다던 <패왕별희>를 이제는 정말 봐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

  여러분은 두 작품, 감상하셨나요? 요즘은 유명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쏟아지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재미있는 영화 가득가득 보셨으면 좋겠네요~ 👍

  시험 기간 전에, 폭풍처럼 영화를 모두 보고… 이제는 정말 시험을 챙겨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 중간 고사 보고 풀린 정신줄을 다시 한번 단단히 매고, 기말보다 그 후에 있을 종강을 생각하며! 파이팅해 보아요, 여러분…. 

  따뜻한 이번 주라고들 하지만, 너무 얇게 입고 다니지 않고 감기 조심하도록 합시다! 🤧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와 함께하는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